정보통신연구원(ETRI)은 우리나라 ICT 산업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어온 국내 최대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과학기술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가 ICT 강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ETRI의 도전정신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 ETRI가 최근 실생활에 밀접하지만,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기술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게임업계의 불법 요소를 감시하고, 문화재를 디지털 공간에서 재현하며, 통합과 공유의 스마트폰 운영체계를 마련하는 등, 새로운 사이버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ETRI의 신기술들을 살펴보자.
게임 방해꾼을 잡아내는 사이버 보안관 기술
게임업계에는 불법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자동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가지고 온라인 게임에 참여하여, 게임 머니나 아이템 같은 게임 상의 재화를 모은 뒤 이를 다른 사용자들에게 되팔아 돈을 버는 것이다.
이들이 사용하는 자동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게임봇’이라 부른다. 이 악성 사용자들은 게임봇 프로그램을 24시간 돌려서 마치 사람이 하는 것처럼 대신 게임에 참여시킨 뒤 막대한 게임 상의 재화를 획득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악성 사용자들이 게임 업계에서 발도 못 붙일 것으로 보인다. ETRI의 연구진이 이 같은 문제들을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임봇 자동 탐지 기술’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사이버 보안관’이라 이름 붙여진 게임봇 자동 탐지 기술은 게임의 불법행위를 근절하는 일종의 인공지능 기술이다. 인공지능 기술에 빅데이터 기술이 더해져 게임 진행 시 발생하는 불법행위 들을 마치 보안관처럼 잡아낸다.
해외에도 사이버 보안관 기술과 유사한 기술이 있지만, 동시 접속자수가 많아지면 무용지물이 되버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ETRI의 기술은 3000명 이상이 동시 접속하는 대규모 온라인 게임에서도 게임봇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관 기술을 개발한 ETRI의 관계자는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악성 행위에 대한 근거를 수집하고 제시해줌으로써 악성 게임봇의 검출이 보다 용이해지고, 이를 통하여 게임봇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디지털 건축 문화재 체험학습 기술
인류에게 전승되어온 문화유산을 컴퓨터 기술로 가상공간에 복원하는 디지털 문화재가 각광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ETRI는 건축물을 구성하는 여러 소재들을 디지털화하여 가상공간에서 직접 재현하고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디지털 건축 문화재 체험학습 기술은 가상의 공간에서 직접 건축 문화재를 지어보고 체험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화면 터치 기능을 이용하여 가상의 공간에서 직접 건축물을 조립해 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인 ‘터치빔(TouchBIM)’은 국보급 문화재이자 보물 824호인 안성 청룡사 대웅전을 기초부터 지붕까지 소재별로 조립해 볼 수 있다.
또한 석조문화재를 조립해 볼 수 있는 ‘엑스탑(X-Top)’ 콘텐츠는 현실과 가상의 공간에서 모두 체험이 가능하다. 경주 불국사에 있는 삼층석탑인 국보 21호 석가탑의 미니어처 소재들을 현실에서 조립하면, 가상공간에서도 똑같이 석가탑을 완성할 수 있다. 그리고 간단한 시뮬레이션으로 얼마나 잘 조립했는가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단말기종과 관계없이 앱 실행이 가능한 웹 기반 가속 기술
ETRI는 홈페이지를 만들 때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HTML을 이용하여, 한 번의 프로그래밍만으로도 다양한 스마트폰 기종에서 앱 실행이 가능한 웹 기반 가속 기술을 개발했다.
‘큐플러스웹(Qplus-Web)’이라는 이름의 이 기술을 통해 ETRI는 10배 빠른 임베디드용 웹 가속 기술을 최초로 구현하였고, 동시에 하나의 앱을 통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서 모두 실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큐플러스웹을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짜게 되면 기존의 웹 응용 실행 속도에 대비하여 그래픽은 10배나 빨라지고, 이미지 처리의 경우는 무려 20배나 빨라지게 된다.
이 기술이 지원하는 앱 프로그래밍 언어는 차세대 웹 표준으로 알려져 있는 HTML5이다. 이 언어는 현재 약 8백만 명의 개발자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웹 가속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 출시될 경우 다양하고 풍부한 앱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TRI의 관계자는 독자 기술로 일궈낸 이번 성과에 대해 “스마트기기 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해져가는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한 번의 앱 개발을 통해 크로스 웹 플랫폼(Cross Web Platform) 시대를 앞당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준래 객원기자
- 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5-06-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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