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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조행만 객원기자
2014-06-05

강한 공격기는 강력한 부품부터 모습 드러낸 FA-50 경공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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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하늘 곳곳에 피어난 뭉게구름 사이로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며 지상의 탁 트인 활주로를 달군다. 한낮의 활주로에는 비행기 대신에 아지랑이만 피어오르고 인기척 하나 없이 적막이 감돈다. 바로 그 때 이 평화로움을 깨트리고 갑자기 적기들이 상공에 출현했다.

긴급 발진이 필요한 시점. 주력 전투기 F-15K가 출격하기 전에 하늘에 떠있는 적기를 먼저 타격할 5분대기조 조종사들이 긴급 출동을 준비한다. 곧바로 탁 트인 활주로 위를 전투기가 요란한 폭음을 내며 발진한다. 이 전투기들이 바로 FA-50 경공격기다. 공중전이 벌어지면 가장 먼저 떠서 적기와 싸우는 전술 임무를 맡았다.

이 FA-50 경공격기가 일산에 출현했다. 그러나 드넓은 창공이 아닌 킨텍스(KINTEX) 전시장 한편. 지난달 30일 일산에서 열린 ‘민·군기술협력 성과발표회’의 한쪽 전시공간을 넓게 차지한 FA-50 경공격기는 그 위용만으로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에 충분했다.

이 FA-50 경공격기 주위에는 항공기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들이 설명과 함께 전시돼 평소 항공기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의 발목을 잡아끌었다. 이날 설명을 맡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국내사업본부(고정익)의 윤성원씨는 “이 FA-50기는 F-5와 같은 기존의 우리 공군이 보유한 고고도 전투기들이 노후화되자 T-50 고등훈련기를 업그레이드시켜 개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FA-50 경공격기에 탑재되는 부품들.  ⓒ ScienceTimes
FA-50 경공격기에 탑재되는 부품들. ⓒ ScienceTimes

 만능 변신의 T-50 고등훈련기

90년대 후반에 우리 정부는 T-37, TF-5B 등의 노후화된 훈련기를 대체하기 위해 록히드 마틴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는 형식으로 T-50 고등훈련기의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2001년 10월 마침내 시제 1호기가 출고됐고, 2년 후 초음속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운 T-50 고등훈련기는 고등훈련과 전술입문훈련을 모두 할 수 있는 전천후 항공기로 거듭났고, 드디어 지난 2003년 2월 19일 최초로 음속을 돌파하고,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경공격기 FA-50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얼마 후 첫 전투기 해외수출이란 쾌거를 이룩했다.

푸른 하늘에 그리는 하트모양, 이 한 가운데로 뛰어들며 큐피드의 화살을 꽂는 묘기, 높이 치솟다가 좌우로 분리되면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의 형상을 하얀 연막으로 수놓는 묘기는 우리 공군의 블랙이글팀의 트레이드마크다. 국가적 큰 행사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서 창공을 아름답게 수놓는 묘기비행으로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는 전술공군팀이다. 이 묘기들을 위해 타고 있는 항공기가 바로 TA-50B 공중곡예기다.

KAI의 윤성원씨는 “T-50은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파생형을 만들 수 있는데 TA-50 전술입문기, 블랙이글팀의 TA-50B 공중곡예기 그리고 조종사들이 기본적인 무장장착이나 레이더 운용, 전술적인 훈련을 할 수 있는 FA-50 경공격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T-50 고등훈련기의 경우, 공기의 저항을 줄이는 형상 제작, 30만개에 이르는 각종 부품과 전자장비의 오차 없는 작동, 초음속 기동시 공기압력에 견디는 기체구조 등을 갖추었고 7천 시간 이싱의 풍동시험도 거쳤다. 이로써 창공에서의 이런 다양한 기동이 가능해졌다.

이를 업그레이드한 FA-50 경공격기의 경우, 우리 공군의 주력기종인 F-15K가 가진 전투능력도 일부 보유할 정도로 막강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FA-50 경공격기에는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20㎜ 기관포 등 최대 4천500㎏에 달하는 무장 장착이 가능하고 공중 및 지상 모두에서 싸울 수 있으며, F-15K의 전술 폭격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FA-50 경공격기의 위용. ⓒ ScienceTimes
FA-50 경공격기의 위용. ⓒ ScienceTimes

 다재다능한 FA-50 경공격기

디지털 전투기로 알려진 FA-50 경공격기는 공중전 외에도 강한 힘과 다재다능한 능력을 통해 고도 확장, 조종사의 생존 능력 확장,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장착을 통한 대지 공격 등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성원씨는 “FA-50기의 특징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레이더 탐지 범위를 확장시킨 것이다. 기체의 맨 앞에 있는 레이돔 안에 KF-16과 동급의 초정밀 레이더를 장착, 지상에 있는 목표물에 대한 탐지범위를 확장했다. 특히, FA-50의 데이터링크(Data Link) 기술은 방공본부로부터 최대 1천 개 이상의 항공기에 대한 동시 탐지가 가능해 합동작전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조종사 생존 능력을 확장시켰다. 이를 위해 RWR(Radar Waning Receiver)이란 장비가 탑재됐다. 이는 함께 연동되는 CMBS란 장비를 통해 채프(Chaff)와 플레어(Flare)를 투하시킨다.

채프는 알루미늄 호일 조각과 같은 것으로 레이더 반사파를 내서 미사일이 목표물 대신에 채프를 따라가게 만든다. 플레어 역시 투하되면 저성능의 열 추적 미사일을 따돌릴 수 있다. 선회 도중에 투하하면 높은 기만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이런 장비의 탑재로 FA-50 경공격기가 파이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향상된 무장 능력은 정밀직격탄(JDAM)의 장착을 가능케 한다. 이 폭탄은 ‘중거리 GPS 유도키트 폭탄(KGGB)’으로, 재래식 폭탄에 GPS 유도장치와 날개를 달아 글라이더처럼 활강시켜 원거리 정밀폭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다 정밀유도확산탄(SFW)을 장착한다. 윤 씨는 “만약에 전방에 적의 장갑차 부대가 있다면 이 확산탄을 터뜨려 이 지역을 확실하게 제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확산탄은 중량이 약 1천 파운드로 10개의 BLU 108 자탄과 4개의 ‘Skeet’ 스마트 탄두가 내장돼있으며 발사후 목표물 탐지를 8초 이내 혹은 지상고도 50피트까지 안될 경우, 자가 파괴 시스템이 작동되는 살상력을 높인 무기체계다. 지상 및 해상 목표물에 대한 타격도 가능하다.

이런 정밀하고 막강한 공격력도 작은 부품 하나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교훈을 주는 전시회가 바로 민·군기술협력 성과발표회라고 할 수 있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4-06-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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