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오감(五感) 중 하나인 '촉각'. 피부를 통해 느끼게 되는 이 감각을 실제가 아닌 가상현실(VR)에서도 느낄 수 있게 된다면? 아마도 가상현실의 한계로 지적받고 있는 ‘촉각의 부재(不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에 관련업계는 기쁨의 환호성을 지를 것이다.
눈으로만 유리를 보는 것과 직접 만지면서 매끄러움을 느끼는 것은 현실 감각을 인지하는데 있어 엄청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많은 가상현실 업체들이 오래 전부터 촉각을 인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몰두해 왔지만, 지금까지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가상현실에서도 촉각을 느낄 수 있는 장갑 형태의 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외신을 타고 전해져 주목을 끌고 있다.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디지털트렌즈(Ddigital Trends)는 가상현실 전문업체인 덱스타로보틱스(Dexta Robotics)가 가상현실에서도 촉각을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장갑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덱스모(DEXMO)라는 이름의 이 촉각 디바이스가 가상현실의 현실화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관련 기사 링크)
진동 촉감만으로는 몰입감 주지 못해
시각의 차이는 있지만, 가상현실에서 촉각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오큘러스(Oculus)를 비롯한 가상현실 기기들 대부분이 진동 모터가 발생시키는 진동을 통해 촉각을 느낄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것. 예를 들어 가상현실 낚시 게임에서 물고기를 낚을 때나, 전쟁 게임에서 총을 쏠 때 전해지는 진동을 통해 사용자는 촉각의 일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덱스타로보틱스의 공동 창업자인 ‘앨러 구(Aler Gu)’ CEO는 “가상현실에서는 감각을 통해 전해지는 느낌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게 되면 사람들은 바로 몰입감을 상실해 버린다”라고 설명하며 “이 같은 진동 기능만으로는 사람의 뇌를 속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물건의 질감까지 느낄 수 있는 덱스모는 가상현실 관련 장비 중에서도 획기적인 디바이스로 평가를 받고 있다. 구 CEO는 “헤드셋과 덱스모를 착용한 뒤 눈앞에 펼쳐진 물건을 만지게 되면 그 물건의 질감을 촉각으로 인지할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촉각 원리는 모터와 모션캡쳐
덱스모는 어떻게 가상의 공간에서 촉각을 느낄 수 있을까? 개발사의 발표에 따르면 회전력을 나타내는 토크(torque)를 손가락 부분의 외골격에 전달하는 5개의 포스 피드백 장치(force feedback unit)와 모션캡쳐(motion capture) 시스템이 핵심요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 피드백 장치에 대해서는 연구진의 관계자가 “일종의 모터인 이 장치는 가상의 공간에 있는 물체의 강도에 따라 힘의 방향과 크기를 역동적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라고 밝히며 “스폰지나 케이크 같은 부드러운 물체를 만지면 약한 힘을 제공하고, 벽돌이나 파이프 같은 딱딱한 물체를 만지면 강한 힘을 제공하여 물체의 강도를 느끼도록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하여 구 CEO는 “덱스모를 착용한 채 야구공을 들고 있으면 야구공의 무게와 딱딱함을 촉각으로 인지할 수 있고, 달걀을 들고 있다면 가볍고 깨지기 쉽다는 느낌을 인지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물건의 강도 뿐 만이 아니다. 이들 모터는 햅틱(haptic) 진동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가상현실에서 키보드를 치면 손가락에 두드리는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고 콘크리트 벽돌을 문지르면 손가락에 시멘트의 거친 느낌이 전달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모션캡쳐 시스템에 대해서도 연구진의 관계자는 “사용자의 손 움직임을 읽어내는 것이 가능하도록 해준다”라고 언급하며 “따라서 가상의 공간에서 보여지는 손을 그대로 구현하고, 손가락의 미세한 움직임도 읽어내서 실제로 물건을 만지는 듯한 착각에 빠지도록 해주는 기능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호환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구 CEO는 “HTC바이브나 오큘러스리프트 같은 대표적인 가상현실 디바이스는 물론, 플레이스테이션이나 홀로렌즈 같은 증강현실 기기들과도 호환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개발사인 덱스타로보틱스는 덱스모가 가상현실 체험을 한층 더 사실적으로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령 비용을 들여 견본 제품을 만들지 않아도 엔지니어가 부품을 조립하고 분해하는 작업을 실제처럼 할 수 있으며, 폭발물 제거와 관련해서는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도 전문가를 양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다. 덱스모를 사용하면 환자나 시신이 없어도 수술 방법을 교육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 김준래 객원기자
- 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6-11-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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