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과학기술 정책을 효율적으로 총괄, 조정하기 위해 과학기술부 장관을 부총리로 승격한다. 28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제15회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해양과학기술 개발계획' 등 14개 안건을 심의, 확정하면서 부총리직 하나를 신설, 과학기술부 장관이 겸임토록 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개정안은 기술경쟁력강화를 위해 과기부가 과학기술혁신정책의 수립, 총괄, 조정, 평가 및 원자력과 기술협력 사무를 관장하도록 했다. 또 업무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과기부에 차관보가 이끄는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설치하도록 했다. 또한 국무총리실의 감독을 받아온 정부출연 연구기관 가운데 과학기술분야 19개 기관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위원장(위원장은 대통령)인 과기부 장관의 감독을 받게 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해양연구원 등이 새롭게 과기부 장관 감독을 받게 된다. 특히 현재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등 여러 부처로 나눠 추진되던 과학기술 정책도 과기부가 총괄조정토록했다.

개정안을 8월 임시국회에 상정, 통과되면 과기부 직제개편 등 후속작업을 거쳐 9월경 과기부를 부총리 부처로 승격시킬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과기부는 모든 부처의 연구개발 예산을 총괄, 조정배분하는 권한과 감독관리기능까지 가지게 되어 막강한 파워를 지닌 부처로 위상이 급상승하게 됐다. 이에 앞서 27일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키로 합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제14회 국과위 회의결과 추진현황, 제13회 국과위 후속조치 추진과제 보고(안), 2004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분석.평가 및 사전조정 결과(안), 해양과학기술(MT) 개발계획(안),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에 관한 기본계획(안), 국가과학기술종합정보시스템 구축계획(안)의 6개 안건에 대해 보고 및 심의 안건으로 심층적인 토론을 수행했다.

또 2003년도 기술영향평가 결과보고(안), 여성과학기술인력 채용목표제 추진실적 및 향후계획(안), 이공계 전공자 공직진출 확대방안 '04년도 추진실적 보고(안), 2004년도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 평가결과(안), BT 심층평가 결과보고(안), 우수 이공계인력 확보를 위한 고교교육과 대입제도 개선방안(안), 다목적 실용위성 3호 개발계획(안), 2004년도 민군겸용기술사업 시행계획(안)의 8개 안건에 대해서는 서면 보고했다.

첫 과기 부총리가 유력시되는 오명 현 과기부 장관은 오랜 공직생활의 경험과 연륜에 특유의 인화력으로 부총리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오명 과기부 장관은 기자들과 가진 브리핑에서 "과기부의 역할과 위상이 정책적 차원에서 이제 법률적으로도 뒷받침받았다"면서 "과기부 한 부처의 영역에서 한단계 나아가 산업전반, 인력, 국가과학정책까지 그 범위가 대폭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및지원에관한법률'에 따라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에 관한 기본계획(안)」을 심의확정했다. 이번에 확정된 기본계획은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을 위해 과학기술부, 여성부 등 14개 부처(청)과 16개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시책과 계획을 종합, 조정해 마련한 국가차원의 최초의 마스터플랜이다. 범부처적으로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지원을 위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개최에 앞서 27일 오명 과기부 장관은 지은희 여성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와 같은 기본계획이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

지은희 여성부 장관은 "여성부를 제외하고 정부차원에서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나온 것은 처음이며 가장 먼저 동참해준 과기부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국민소득 1만불에서 2만불로 가는 과도기 국가들을 조사해보면 남성들의 경제참여율은 정체, 감소되는 반면 여성들의 경제참여율은 평균 10%이상씩 증가하는 특성이 나타나는데 이는 2만불 달성을 위해서는 여성들의 인력양성과 고용이 가장 중요 요인임을 실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명 과기부 장관도 "올림픽과 LPGA에서 보듯 이미 한국 여성들의 우수성이 입증됐으며 한국 여성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우수한 여성 인력을 과학계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기부는 이번에 확정된 기본계획을 관계부처 및 시,도지사에 통보해 연도별로 소관분야에 대한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이 계획은 2008년까지 5년간 계획으로 중장기적으로 '여성과학기술인과 함께하는 조화로운 과학기술중심사회 구현'이라는 비전아래 여학생의 이공계 진출 촉진 및 지원 강화, 여성과학기술인 활용촉진, 여성과학기술인 역량강화 및 지위향상, 여성과학기술인 지원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여성과학기술인의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여성과학기술인 채용목표제'를 단계별 목표비율(2006년까지 15%, 2010년까지 20%, 최종적으로 30%)을 가이드 라인으로 해 권고하고, 시행대상도 현재 정부출연(연), 국공립(연), 대학 등에서 앞으로는 민간부문까지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또 여성과학기술인 역량을 제고하고 지위향상에 도움을 주기위해, 여성과학자 전담연구사업을 확충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의 발명 및 벤처창업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여성과학기술인을 기관장으로 선임하는 등 승진목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또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를 올해 수도권에 전국센터 1개, 2008년까지 지방에 지역센터 8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에서는 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한 교육, 연수, 리더쉽 함양을 위한 경영 및 관리 교육과 경력개발지원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게 된다.

아울러 여성과학기술인의 육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년에는 대덕에 모범적인 보육센터를 시범설치하고, 연차적으로 다른 연구단지에도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매년 여성과학기술인의 활용 및 처우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전문분야별 클럽 육성 및 단체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계획의 시행을 통해 우수한 여성과학기술인을 효율적으로 양성, 활용함으로써 국가 전체의 과학기술인적자원의 풀(Pool)을 확충하고, 균형있는 과학기술인력 수급에도 기여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화 기자 ljh@scienc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