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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객원기자
2018-01-11

中, 하이테크 제국으로 변신 국제경쟁력 갖췄으나 사생활침해 문제로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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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과학기술 분야에 거액의 투자가 시작된 것은 1996년부터다. 1995년 중국 최고의 정책심의기관인 국무원에서 과학기술 발전전략을 발표한 이후 중국을 상징하는 거대한 하이테크 기업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10일 ‘포브스’ 지에 따르면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텐센트(Tencent)가 설립된 것이 1998년이다. 이어 1999년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Alibaba)가 출범했고, 1999년에는 중국 최강의 검색엔진 기업인 바이두(Baidu)가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 기업들은 설립 이후 경쟁적으로 해외 기술을 대거 받아들였다. 그러나 처음 수 년 간의 실적은 크게 미흡했다. 해외 기업들과 경쟁할 만큼 다국적 혁신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처럼 보였다.

1995년 중국이 과학기술 발전을 선언한 이후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하이테크 기업들이 리더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사진은 알리바바 그룹 웹사이트. ⓒalibabagroup.com
1995년 중국이 과학기술 발전을 선언한 이후 19년이 지난 지금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하이테크 기업들이 세계 기술을 이끄는 리더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알리바바 그룹 웹사이트. ⓒalibabagroup.com

기술 모방에서 기술 리더국으로 성장 

당황한 중국 국무원은 2006년 기술개발 전략을 재수립하고 관 주도의 기술개발 구조를 포기하고 시장 및 기업 중심의 기술개발 정책을 밀어붙였다. 이를 위해 성행하고 있는 기술 및 지적재산권 복제를 대대적으로 소탕해야 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2014년 알리바바가 뉴욕시장에 모습을 당당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알리바바의 기업공개(IPO) 가치는 250억 달러에 달했다. 사상 최대 기록. 그리고 지금 알리바바는 세계 하이테크를 이끄는 리더기업으로 성장했다.

전자상거래는 물론 온라인 금융,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을 합한 하루 평균 판매액이 253억 달러에 달한다. 지금 중국의 하이테크 기업의 경쟁력에 대해 물음표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중국인 특유의 뛰어난 상술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텐센트가 운영 중인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 위챗(WeChat)가 대표적인 경우다. 처음에는 미국의 왓챕(WhatsApp)을 모방한 것이라며 세계인으로부터 핀잔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위챗을 넘어 만능 플랫폼으로 변모했다.

공과금 납부, 택시 호출, 식당에 대한 평점매기기, 비행기 티켓 구매 등 이용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편의기능을 대폭 갖추고 있다. 중국인들의 삶의 일부분이 되어 해외 기업을 누르고 거대한 중국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중국의 하이테크 경쟁력은 이번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를 포함한 세계 첨단 가전제품이 소개되고 있는 이 전시회의 4분의 1의 공간을 중국산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CES 주최 측은 4500개의 참가기업 가운데 1300개 기업이 중국 기업들이라고 밝혔다. 1300개 중국 기업 중 약 500개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할 수 있는 선전 시 기업들이다. 이곳에서 세계를 놀라게 하는 신기술이 양산되고 있는 중이다.

‘CES 2018’ 중국 선전 시 기업들이 주도   

‘텔레그래프’ 지는 중국의 기업들이 가전 부문에서 세계 시장을 지배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테크 분야에서 세계 기업들과 경쟁하는 것은 물론 큰 영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995년 과학기술 발전정책을 발표한지 19년 만의 일이다.

실제로 2017년 중국 하이테크 부분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다. 2017년 1~11월 중국 하이테크 부분은 매출액은 전년대비 13.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수익률 역시 6.68%로 전년 대비 0.35%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선진시의 성장은 놀라울 정도다. 2017년 1~11월 스마트 제조업 생산액은 1조5000억 위안(한화 약 246조원), 로봇 시장 규모는 408억3600만 위안(한화 약 7조원)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우주, 슈퍼컴퓨터 등은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중이다.

관계자들은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머지않아 중국이 하이테크 시장에서 무시하지 못할 강자로 부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이테크 분야에 있어 중국의 경쟁력을 무시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내부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70여 년간 내부적인 감시체제를 유지해온 나라다. 이런 상황에서 컴퓨터가 대량 보급되고 중국 전역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베이징 정부가 거의 모든 가정 내부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실제로 안면인식 시스템과 인공지능이 부착된 약 1억8000만 개의 밀폐회로 카메라가 중국 당국에 의해 개발돼 국가 전체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위챗의 네트워크 운영자들은 지난해 6월 이후 정부 요청에 따라 수집된 데이터를 넘겨주어야 한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들은 다양하게 사용된다. 금융 당국에서는 개인의 신용도를 판정하는 신용평가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외무성에서는 해외여행 허가 기준으로, 공안부서에서는 범죄 수사를 위한 자료 등으로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그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의 일간지 ‘글로브&메일(The Globe and Mail)’은 최근 보도를 통해 중국의 저명한 언론인 류후(Liu Hu)가 최근 수 개월간 비행기티켓은 물론  여행, 대출, 일부 상품에 대한 신용구매 등이 차단됐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 정책에 대해 예리한 비판을 해온 언론인이다. 관계자들은 이런 그의 행적이 정부로부터 미움을 샀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삶의 규제를 받게 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철저한 감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음을 추정케 하고 있다.

중국 하이테크 기업이 당면한 과제는 기술력이 아니라 프라이버스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의 금융 계열사인 앤트 파이낸셜과 텐센트 홀딩스가 도마 위에 오른 데 이어 검색 엔진 업체인 바이두도 소비자단체로부터 민사 소송을 당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8-01-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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