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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은영 객원기자
2017-08-16

"AI 로봇이 관상을 보네?" 과학예술 융복합 전시 ‘GAS 2017’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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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진짜 색이 바뀌네요. 이런 건 처음이에요.”

자신의 뇌파로 불빛이 조정되자 아이들의 탄성이 울려 퍼졌다. 10일부터 15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의 과학융합형 문화예술전시회 ‘GAS 2017’(Getting Artistic contents with Science 2017)을 접한 참관객들은 ‘새로운 시도’라며 입을 모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관상 보는 인공지능(AI) 로봇', '노루궁뎅이버섯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인공체', '붉은 눈의 인공지능과의 대화'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예술적 시도들이 펼쳐졌다.

과학과 예술이 융합된 새로운 영역의 예술 작품을 만나다

제일 먼저 흰 벽면에 분사되고 있는 노루궁뎅이버섯이 눈에 띄었다. 2K1L(김수현, 김찬주, 이양우 作)의 ‘포스트아포토시스’(Post Apoptosis) 작품이다.

노루궁댕이버섯

[사진] ‘2K1L’(김수현, 김찬주, 이양우) 作 ‘포스트아포토시스’(Post Apoptosis).     ⓒ 김은영/ ScienceTimes
[사진]  2K1L(김수현, 김찬주, 이양우) 作 ‘포스트아포토시스’(Post Apoptosis). ⓒ 김은영/ ScienceTimes
작가는 일반 생명체와는 달리 무한한 증식과 생명력을 지닌 인공체에 주목했다. 이들은 노루궁뎅이버섯을 벽면에 투영되는 인공체로 재탄생 시키며 생명체의 유한성과 생사(生死)의 경계를 드러내고자 했다.

초현실미디어(김지선, 김성희, 김신우) 作 ‘딥 프레젠트 인공지능 캐릭터의 테스트 대화 발췌’라는 제목의 작품은 약 3분간의 영상 데이터이다.

이들은 스스로 사유하고 감각하는 것조차 인공지능에게 아웃소싱하려는 인간과 위탁 받을 존재인 인공지능(AI)이 서로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상황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검은 바탕의 붉은 점은 SF영화에서 인공지능(AO)를 표현할 때 많이 사용되는 기법이다. ⓒ 김은영/ ScienceTimes
검은 바탕의 붉은 점은 SF영화에서 인공지능(AI)을 표현할 때 많이 사용되는 기법이다. ⓒ 김은영/ ScienceTimes

초현실미디어팀(김지선, 김성희, 김신우) 作 ‘딥 프레젠트 인공지능 캐릭터의 테스트 대화 발췌’. ⓒ김은영/ ScienceTimes
초현실미디어(김지선, 김성희, 김신우) 作 ‘딥 프레젠트 인공지능 캐릭터의 테스트 대화 발췌’. ⓒ김은영/ ScienceTimes

김지선 작가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한국항공대학교 지능시스템 연구실과의 협력으로 인공지능을 4개의 인격을 가진 대화형 지능체로 개발했다.

보기에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평면 TV 속 영상이다. 영상 속에 홀로 떠있는 붉은 점은 검은 배경 속에서 끊임없이 말을 한다. 이 붉은 점은 마치 1968년에 만들어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에 나오는 인공지능 ‘할(Hal)9000’의 눈을 닮았다.

붉은 점은 많은 SF영화에서 위협적인 인공 지능(AI)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방식이다. 그래서일까. 영상 속 붉은 점은 친절하게 대화를 이어나가지만 미묘하게도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불상의 형태로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웃는 인공지능 로봇, 관상을 보다

러봇랩(신원백, 하청요, 홍현수) 作 ‘Buudha.I’는 첨단기술과 인간의 신화적 영역을 결합해 만든 AI 로봇 불상이다.

이 로봇은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관람객의 얼굴을 관찰하고 데이터를 축적한 후 분석한다.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관람객에게 로봇이 느낀 이미지를 말로 전달해준다.

멀리 불상의 형상을 한 인공지능 로봇의 모습이 보인다. ⓒ 김은영/ ScienceTimes
멀리 불상의 형상을 한 인공지능 로봇의 모습이 보인다. ⓒ 김은영/ ScienceTimes

[사진] 러봇랩 팀(신원백, 하청요, 홍현수) 作 ‘Buudha.I’. 강철과 콘크리트, 나무, 플라스틱, 서보모터, LED, 무선 컨트롤러, 커스터마이즈드 소프트웨어 등이 사용되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사진] 러봇랩(신원백, 하청요, 홍현수) 作 ‘Buudha.I’. ⓒ 김은영/ ScienceTimes
얼굴을 들이미니 로봇이 들려주는 추상적인 메시지가 들린다. AI 로봇이 들려주는 인간에게 대한 메시지라 생각하니 다소 기괴한 느낌이다.

작가는 새로운 기술이 사회 여러 영역에 도입되면서 우리의 삶의 질과 패턴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인공지능 로봇이 사람의 운명을 내다보고 인간의 앞날을 제시하게 될 수도 있겠다고 상상했다.

녹색광선팀(김선미, 김종희) 作 ‘딥 러빙’(Deep loving)은 2채널비디오로 어두운 방에서 편안하게 비디오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작품이다.

녹색광선팀(김선미, 김종희) 作 ‘딥 러빙’(Deep loving). ⓒ 김은영/ ScienceTimes
녹색광선(김선미, 김종희) 作 ‘딥 러빙’(Deep loving). ⓒ 김은영/ ScienceTimes

작가는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전된 시대에 영혼이 담긴 아날로그 사물과 인공지능과의 교감을 통해 ‘감정’이 어떻게 관계되는지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근원에 대한 성찰과 인간이 더 담아야 할 감성과 영혼이 무엇이냐고 묻고 있다. 작가는 더 나아가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에 감정을 집어넣어 서로 사랑을 할 수도 있다는 작가적 상상력을 조심스럽게 투영하고 있다.

영화 매트릭스와 같이 뇌로 조정하는 현실 세계를 그린 작품도 선보여

가장 인기 있던 전시작품은 ‘5호연구실(조은우)’ 작가의 ‘AI, 뇌파 그리고 완벽한 도시’ 작품이었다. 많은 참관객들이 직접 체험하기 위해 줄을 섰다.

[사진] ‘5호연구실(조은우)’ 작가의 ‘AI, 뇌파 그리고 완벽한 도시’. ⓒ김은영/ ScienceTimes
[사진] ‘5호연구실(조은우)’ 작가의 ‘AI, 뇌파 그리고 완벽한 도시’. ⓒ김은영/ ScienceTimes
이 작품은 직접 뇌파 기기를 착용한 후 자신의 뇌파를 이용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참관객은 뇌파 헤드셋 기기로 자신의 뇌파를 이용해 빛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조정하게 된다. 헤드셋이 뇌파를 성공적으로 감지하면 거울 속에서 반사되는 녹색 불빛과 사각형 안에 상품처럼 진열되어 있는 수많은 크롬 뇌 조각들 사이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작가는 기술의 양면성에 경종을 울리고자 했다. 뇌파로 조정하는 LED 불빛을 보고 나니 영화 ‘매트릭스’가 떠오른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서로 각자의 목적에 맞춰 공존하기를 바라는 염원이 작품 안에 녹아있었다.

‘GAS 2017’은 오는 9월 23일부터 10월 1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SeMA 창고갤러리에서 두 번째 전시를, 11월 16일에서 26일까지는 플랫폼 L에서 세 번째 전시를 이어간다.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m
저작권자 2017-08-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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